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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 & 그랜드슬램

동해안종주자전거길(강원) 3편 (추암촛대바위~정동진)

by 서이__ 2023. 1. 31.

바다가 연상되기 때문일까. 동쪽 바다를 의미하는 동해는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동해에 가자고 하면 동해바다에 가자는 뜻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동해시를 먼저 연상하게 됩니다. 

 

제가 잘 몰라 그런걸 수도 있겠으나 예쁜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동해 기차역 근처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다방인지 호프집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유흥가가 몰려있어 살짝 당황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상대적으로 모텔 가격이 저렴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투숙객도 관광객보다는 장기투숙하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았고요.) 아마도 해수욕장 부근으로 가면 상황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간밤엔 정신도 없었고 촛대바위 부근이 만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투숙이 어려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웬만해선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상황을 살펴볼 수 있지만 번화가가 아닌 곳에서는 자신이 있는 위치에서 모텔, 숙소 등의 키워드로 지도 검색해서 전화문의 하는 게 제일 빠른 것 같습니다. 

 

하여간 라이딩을 하며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겠다는 생각은 이 날도 깨어졌습니다. (항상 계획만..) 간단히 식사 후 다음 인증센터인 망상해변으로 출발했습니다. 

 

 

 

 

출발에 조금 늦은감이 있었지만 아침부터 같은 길을 가는 라이더를 만나니 무척 반가웠습니다.

(속도가 느려 오래 같이 가진 못했지만요 ㅠㅠㅋ) 

 

 

 

 

번화가 같이 잘 발달된 묵호항을 지나 해변가로 있는 망상 해오름 호텔을 지나면 곧 망상해수욕장인증센터가 나옵니다. 

 

 

 

 

망상해변에서 첫 번째 도장을 찍고 정동진으로 출발합니다.

 

 

 

 

망상해변에서 정동진까지는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어려운 구간은 아니지만 망상해수욕장에서 빠져나와 쭉 동해대로를 타고 가게 되는데 여기에서 초반에 우측 자도로 빠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차도로 가야합니다. 이동하는 차량이 많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쌩쌩 달려서 무서웠습니다. ㅠㅠ

 

 

 

 

슬쩍 건너다보니 아스팔트를 새로 깔아 상태가 좋아보였는데 도통 중간에 붙는 구간도 없고 한번 차도로 빠지면 대책없이 달려야 합니다.. ㅠㅠ 흑흑.. 다른 라이더분들 무리를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따라갔다가 저의 하찮은 허벅지로는 차마 따라잡질 못하고 동해대로에서 극악의 공포와 동시에 긴 지루함을 느끼며 달려야 했습니다. 

 

 

 

 

브라운 아이즈가 부릅니다. 점점 멀어지나봐~

 

 

 

 

저 같은 자린이는 스스로 자기 체력을 잘 알고 판단하는 능력을 키워야할 것 같습니다. ㅠㅠ 

 

옥계에서 동해대로를 빠져나오면 작은 마을길이랄까 논밭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많은 라이더분들도 만났습니다. 무리지어 다니시는 모습이 그저 부럽더라구요.

 

 

 

 

옥계를 지나 금진항에서 심곡항을 이어주는 해안도로는 기암절벽과 바다사이를 달리는 헌화로인데요. 한국의 아름다운길 100선에 선정된 명소이기도 합니다. 헌화로의 한쪽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버릴 것 같은 기암절벽으로 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푸른 바다와 가까이 접해 있어 해안선을 따라 난 길을 달리다 보면 마치 바다위를 달리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헌화가의 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파도가 심한 날에는 헌화로를 통제하기도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그룹라이딩 하시는 분들은 이곳에 내려서 주변도 둘러보시고 사진도 찍고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구요.

 

 

 

 

나중에 찾아보니 정동진 해돋이공원과 썬크루즈 리조트 뒤쪽으로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라고 걸을 수 있는 곳이 있더라구요. ‘정동’은 임금이 거처하는 한양(경복궁)에서 정방향으로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유래했고 ‘심곡’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정동진의 ‘부채끝’ 지형과 탐방로가 위치한 지형의 모양이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같아서 “정동심곡바다부채길“로 되었다고 합니다.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곳이기도 한 이곳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라고 합니다. 정동진 썬크루즈 주차장에서 심곡항 사이 약 2.86km의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동해바다의 푸른 물결과 웅장한 기암괴석에서 오는 비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천혜의 비경을 선사한다고 하니 다음 방문에는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아름다운 풍경에 넋놓고 달려가다보면 심곡항을 지나 언덕을 오르게 되는데요. 그동안 해안을 따라 평이한 구간으로 기분 좋게 달리며 풀린 긴장을 비웃기라도하듯 엄청나게 악랄한 급경사가 시작됩니다. 그냥 급경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산중턱을 급경사로 휙휙휙 회전하며 올라가는데 회전반경이 매우 좁고 차로까지 붙어있어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하게 됩니다. ㅠㅠ

 

저는 중간에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끌고 갔지요.. ㅠㅠ ㅋㅋㅋ 

 

 

 

 

여기서부터 언덕길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정신없이 통과하고 나면 바로 정동진인증센터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주의하셔야 할 점은 정동진인증센터 직전 레일바이크인데요. 저는 해태눈이라 멀리서도 레일을 보지 못해서 큰 사고를 당할 뻔 했습니다;; 이곳에는 다행히 안전요원이 있기 때문에 레일바이크가 지날 땐 호각을 불며 통제를 하지만 혹여 저처럼 목표물만 보고 달려가는 편이시라면 각별히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충 요런 풍경입니다~

 

 

 

 

약 30km를 달려왔으니 잠시 쉬며 허기를 달래기로 합니다. 원래는 정동진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서인지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아서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먹고가기로 했는데요. (이때 밥을 사먹지 않고 행동식으로 대충 때운 것을 나중에 엄청나게 후회하게 됩니다.. ㅋㅋ)

 

 

영상으로 보는 동해안종주자전거길(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