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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 & 그랜드슬램

자전거 국토완주 – 동해안종주자전거길(경북) 2편

by 서이__ 2023. 1. 31.

영덕 해맞이 공원을 출발해 축산항까지 남쪽 10km 정도는 경사가 10% 정도 되는 고개를 서너 개 연달아 넘는 동해안(경북) 전체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지만 동해 최고의 해안절경을 품고 있는 해안도로이기도 합니다. 

 

‘강구’와 ‘축산’ 사이를 잇는 길이라고 해서 두 지역의 앞글자를 따 영덕 강축해안도로라는 이름도 붙었습니다. 항구와 포고, 백사장과 절벽, 가파른 산록과 소박한 어촌, 예쁜 등대 등 해안에서 볼 수 있는 명물이 다 모여 있습니다. 

 

 

 

 

영덕은 대게만 알고 있었는데 가는 길 내내 질리지 않도록 오징어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 5마리 만원 하던 반건조 오징어가 거듭되는 마지막 집을 지나 10마리 만원까지 내려갑니다. ㅎ (크기가 다르겠지만요) 

 

오징어를 좋아해서 마지막 집에서 사야지 했는데 결국 타이밍을 놓쳐 못 샀습니다. ㅠㅠ 마음속으로는 친구 들 거까지 오만 원어치는 족히 산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반건조 오징어를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가격도 마리당 4~5천 원이 넘기 때문에 작더라도 냉동실에 두고두고 먹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다음을 기약하며 힘차게 달렸습니다. 

 

 

 

 

꽃밭에 서면 찾기 어려울까 봐 오징어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아무래도 다음엔 좀 고운 옷을 입고 가야겠습니다. 같이 널려있어도 모르겠네요.ㅋ

 

 

 

 

영덕은 블루로드가 조성될 만큼 푸르고 드넓은 바다가 마음을 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동해안 종주 전구간을 통 들어 영덕 라인이 가장 좋았습니다. 

 

관광개발이 잘 되어있는 강원도에 비해 한적하고 수수한 모습이 그 지역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았는데 그럼에도 편의시설이나 다양한 구조물이 그냥 지나칠 수 없이 매력적이더라고요. (이런 것 못 참지..) 

 

 

 

 

대진해수욕장부터 고래불대교를 지나 긴 모래사장이 있는 덕천 해수욕장을 지나면 고래불해수욕장 옆 고래불인증센터가 나옵니다. 병풍처럼 둘러진 송림을 끼고 타원으로 펼쳐진 고래불해수욕장은 고려말 목은 이색선생이 고래가 뛰어노는 걸 보고 ‘고래불’이라 지었다고 합니다. (이제 그 고래들은 다 어디로.. ㅜㅜ) 

 

 

 

 

많은 해수욕장을 다녀봤지만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 (다음엔 캠핑하러 와야지 하면서~~~)

 

 

 

 

엄청나게 크고 흰 고래가 매력적인 고래불인증센터 

 

 

 

 

인증센터 앞 카페에서 잠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 

 

 

주말에 자전거 여행을 가는 날이면 버스든 지하철이든 꼭 라이더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어디로 가시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정보공유를 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 날은 오전에 영덕으로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뒤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밥도 같이 먹고 월송정까지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맨날 혼자 다니느라 셀카만 있는 저에게도 몇 장의 사진이 생겼습니다. (감동) 

 

날씨가 좋아서 혼자 다녀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느꼈을 테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 보니 덕분에 어려운 구간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고래불 해변까지가 가장 변덕스러운 업다운이 있는 구간이니 참 다행입니다. 

 

 

 

 

월송적으로 가는 길은 쭈욱 해변을 따라 달리게 됩니다. 

 

 

 

 

해안마을도 지나고 도로 위로 올라온 바위도 반갑게 느껴집니다. 

 

 

 

 

희한하게 데크길을 따라가다가 갑자기 중간에 오르락내리락 길을 만들어 놓거나 중간에 포장도로가 갑자기 끊기는 구간이 있으니 당황하지 않고 안내표지판과 좌우를 잘 살피며 가시면 되겠습니다 ^^;

 

 

 

 

호주에서 워홀을 할 때 바닷가에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집앞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게 참 여유있어보이고 삶을 즐기는 것 같아 부러웠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집이 있구나 하고 놀랐습니다. (정면에 가드레일이 있는 것만 빼고..)

월송정에 도착했습니다. 

 

 

 

 

월송정에 도착했습니다.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에 위치한 월송정은 신라시대의 네 화랑인 영랑, 술랑, 남석, 안상의 유람지였다고 합니다. 달빛과 어우러지는 솔숲이라는 뜻(月松)과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越松)에서 유래되었다 합니다. 

 

조선 성종이 당시 국내 명화가를 시켜 팔도의 사정(활을 쏘는 활자의 정자) 중 가장 풍경이 좋은 곳을 그려오라 명하자 그 화공이 영흥의 용흥각과 평해의 월송정을 그려 올렸더니, 성종은 용흥각의 부용(연꽃)과 양류(버들)가 아름답기는 하나 월송정에 비할 수 없다며 그 주변의 경치에 감탄했다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코로나로 6시 마감이라 시간을 못 지켜 못 들어가 봤습니다. ㅠㅠ 시간이 여유 있으시다면 잠시 들렀다 가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총 3박 4일로 계획한 동해안 종주의 첫째 날은 저녁에 줌 강의가 있어서 월송정에서 일찍 마무리하고 쉬기로 했습니다. 숙소는 월송정에서 약 1km 떨어진 구산해수욕장 근처 구산 비치모텔로 잡았습니다. 

 

 

 

구산비치모텔

전화번호 : 054-788-3588

주소 : 경북 울진군 기성면 기성로 107-7 모텔산장

 

 

해수욕장과 가깝고 1분 거리에 편의점(이름만 편의점인 매점)이 있어서 다음날 보급품을 사러 갔다가 맥주도 두 캔 사 왔습니다. ^^; 작은 해수욕장 앞이라 저녁 8시까지 영업한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숙소에 대충 짐을 풀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나가 근처 식당에서 저녁 요기를 했습니다. 이때부터 동해안 물회 종주가 시작되었습니다.ㅋ 물회를 딱히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블로그 후기에서 ‘동해안 종주 내내 물회를 질리도록 먹었다.‘라는 글을 보고 이번 기회에 질리도록 물회를 먹어보자 싶어 모든 식사를 물회로 했는데 나름 같은 메뉴에도 식당마다 모두 달라서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구산해수욕장도 둘러보고 동해안 종주(경북) 구간 첫째 날 일정을 마감했습니다.

 

 

 

 

영상으로 보는 동해안종주자전거길(경북)

https://youtu.be/-OreWWnYJb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