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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일기

모락산 단피치 (feat.돌비알산악회)

by 서이__ 2024. 1. 12.

코오롱등산학교 졸업 동문산악회 환영등반에 다녀온 한달이 안되었다. 올해 나는 3년을 만난 남자친구에게 그래서 결혼 할거여 말거여라는 반협박 공갈을 시전하며 달콤한 유럽 신혼여행으로 꿰어 결혼식 날을 받았다. 자영업을 하는 나와 프리랜서를 하는 예비신랑이 반백수 비슷한 생활패턴으로 삶을 영위하며 살아가는 덕에 3개월만에 결혼식을 올릴 있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2개월도 안되는 시간동안 피가 마르게 달리고 달려 식을 올렸는데 혼수도 신혼집도 준비되지 않은체 오직 신혼여행을 위한 결혼 준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같다.

 

이에 사람들은 우리가 신혼여행으로 세계여행이라도 떠나는 알고 4개월이라는 시간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도 약간 실망한 눈치였고(?) 준비중 임신설이 난무했지만 우리는 나름 아주 전투적이고도 평온하게 결혼을 준비했다. 과정 하나였던 것이 등산학교인지라 남들은 결혼 크고 작은 위험한 일은 벌리지도 말라고 하는데 생과사를 오가는 위험천만 익스트림 스포츠에 발을 담구게 것이다.

 

 

 

졸업등반때 인수봉에서 서럽게 울고 있는 2 수진씨를 보고 나도 덩달아 울음이 나왔는데 선생님께 수료증을 받으면서 눈물이 다시 솟구쳐 올랐었다. 담임선생님과 부담임선생님이 조원들에게 나란히 수고했다며 수료증을 전달해 주는데 5주간 매듭법도 제대로 외우고 온갖 멍청한 짓도 많이 저지르며 썩여온 생각을 하니 죄송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울컥했던 것이다.

 

 

 

선생님은 졸업 선생님의 모산에 우리를 초대해 것을 약속하셨는데 결혼을 일주일 앞둔 화창한 주말, 박태원 선생님의 초대로 조원들과 다시 만나게 됐다. 이날 등반은 마테호른 원정을 앞두고 돌비알 산악회와 함께하는 모락산 환영등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하다.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모락산, 안양 모락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모락암장 또는 태원암장이라고 불린다. 모락초등학교 정문에서 학교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등산로를 따라 가다 나오는 갈림길에서 정상을 향해 가면 된다. 처음에 바위가 나오고 나무에 로프가 묶여진 곳을 지나자마자 왼쪽으로 샛길을 가면 된다.( 기괴한 로프는 뭔가 했는데 여기서 운동 하시는 같았다..) 10여개의 루트와 탑로핑루트가 다수 있고 추정 난이도는 5.8 ~ 5.11b까지 있다고 한다.

 

 

 

지금은 너무나 온화한 미소를 장착한 태원쌤이지만 젊은 날의 무용담에서도 있듯 20대에 이곳 암장 루트를 개척하고 돌비알산악회와 함께 보수하고 있다고 한다. 쌤은 당시 이곳의 루트를 로프없이 프리솔로로 등반하셨다고 하니 감히 실력을 상상할 수가 없다.

 

돌비알 산악회분들은 옆에서 마테호른 등반 훈련을 하시고 우리는 옆에서 스테밍이랑 크랙 단피치 연습을 했다. 슬랩을 때는 슬랩이 제일 어렵고 스테밍을 때는 스테밍이 제일 어렵다.. ㅠㅠ ㅋㅋㅋㅋ 그냥 무서움

 

 

 

 

무언가 움켜 쥐거나 신체를 끼면 그나마 안정감이 생겨서 비교적 크랙이나 째밍, 침니를 때는 조금 나은 같았는데 이것도 난이도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긴 했다. 도대체 잘하는 무언지.. 하하하.. ㅠㅠ

 

 

 

 

괜히 옆에 슬랩도 따라해봤는데 완전히 줄이 걸려있는 탑로핑이고 딛을 곳과 잡을 곳이 확실하게 있었는데도 무서워서 완등을 못했다. 어휴.. 정상 부근만 가면 뻥뚤린 허공이 주는 공포감이란.. 그렇게 간담이 서늘하게 느껴지는 .. 눈물이 나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안쉬어지는 같아서 두렵고 무섭다.

 

 

 

동철오빠가 위에서 찍어준 사진

 

 

 

등반을 하면 손톱 밑이 시커매지는 것은 어쩔 없나보다.

 

 

안하려고 버팅겨 봤지만 미루면 미룰수록 시간만 지연될 .. 결국 무조건 전원 해야 한다는 깨닫고 각자 3번씩 반복 연습 내려왔다. 단피치 연습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수원 히말라야 갤러리에 들렀다.

 

 

히말라야 갤러리는 생각보다 엄청 크고 넓었는데 이곳에서 가끔 교육이나 강연도 한다고 하셨다.

 

 

 

장비 구경도 하고 선생님의 아지트를 훔쳐보는 재미까지! ㅋㅋ

 

 

 

갤러리 옥상에서 쌤이 직접 키우신 야채쌈에 커피까지 풀코스로 즐기고 티비에서만 보던 원정 베이스캠프용 텐트에서 함께 고기도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하고 진짜 재미있었다. 이날 초대해주신 것도 감사한데 결혼식에 와서 미안하다며 내미신 뜻밖의 편지에 나는 눈물이 쥬르르르..

 

 

거기에 재미있는 게임도 함께 하며 경품도 챙기고 선물도 듬뿍 받았다. 흐엉..

 

 

| 등반용어

 

크럭스(Crux) : 등반 루트 가장 어려운 부분

클라이밍다운(Climbing Down) : 로프를 사용하여 하강 없이 손과 발을 이용하여 벽을 내려오는

피치(Pitch) : 루트의 부분으로, 일반적으로 멀티피치 등반 구간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한다.

프릭션(Friction) : 마찰

데포(Depo) : 특정한 곳에 짐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관해두는

디센딩(Desending) : 하강

루트파인딩(Route Finding) : 올라가고자 하는 루트를 사전에 정찰 탐지하는

스미어링(Smearing) : 등산화/암벽화 밑창을 문질러서 경사 작은 홀드를 이용하는 기술

스탠스(Stance) : 바위에 디딤이 있는 조그만 턱이 돌기

온사이트(Onsight) : 처음 바위 루트를 사전의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추락 없이 단번에 올라가는

케른(Cairn) :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작은 무더기

토포(Topo) : 루트의 선을 그린 도면. 개념도.

탑로핑(Top Ropping) : 로프를 미리 설치하고 설치된 로프에 안전을 확보하여 등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