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투동굴(Batu Caves)
바투동굴(Batu Caves)은 말레이시아 슬랑오르(Selangor) 주 곰방(Gombak)이라는 지역에 위치한 유명 석회동굴이자 타밀계 힌두 사원으로, 수도인 쿠알라룸푸르의 북쪽에서 약 13km 떨어져 있습니다.
바투(Batu)는 말레이어로 바위를 뜻한다고 하는데요. 거대한 종유석 동굴사원인 바투동굴은 힌두교 순례자들의 고행 순례를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는 힌두교의 성지이며 인도 밖에 있는 타밀 힌두 사원 중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입니다.
| 바투동굴의 역사
바투동굴을 형성하는 석회암은 약 4억년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굴 입구 중 일부는 토착민 오랑아슬리의 부족인 테무안족이 은식처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1860년 초 중국 정착민들이 채소밭에 비료를 주기 위해 구아노(새똥이 화석화 된 것)를 발굴하기 시작했는데 1878년 달리, 시어스 등 식민지 당국과 미국인 박물학자 윌리엄 호나데이에 의해 기록되고 나서야 유명해졌습니다.
1890년 쿠알라룸푸르에 스리 마하마리암만 사원을 설립한 인도 상인 K. 탐부사미 필라이(Thamboosamy Pillai)는 메인 동굴 입구를 보고 힌두교의 전쟁 신 벨(Vel)을 떠올리며 무루간(Murugan, 파괴신 시바의 아들) 신의 사원을 세우면서 명소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1892년부터 힌두교 축제인 타이푸삼 축제(Thaipusam Festival)가 이곳에서 열리게 되었는데 사원으로 올라가는 272개의 계단은 1920년 나무로 지어졌다가 이후 현재와 같이 콘크리트로 개축되었다고 합니다.
< 타이푸삼은 말레이시아에서 매년 1월 말에서 2월 초에 3일 동안 열리는 참회와 속죄의 힌두교 축제로 맨발로 속죄의 계단을 오르거나 바늘로 몸을 찌르는 등의 고행의식 등을 볼 수 있습니다. >
| 바투동굴 가는 방법
1. 열차 : KL 센트럴(KL Sentral)역에서 출발해서 바투동굴까지 운행하는 KTM Komuter 열차로 종점인 바투동굴(Batu Caves)역에 내리면 도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2. 버스 : 방콕은행 종착역(푸두라야 종착역 근처)에서 11/11d 버스 또는 티티왕사에서 U6 버스로도 갈 수 있습니다.
3. 택시 : MRR2 고속도로를 이용해 택시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심야버스를 이용해 쿠알라룸푸르로 넘어왔는데 원래 도착 예정 시간은 새벽 6시였지만 예상보다 이른 시각인 새벽 4시에 도착하는 바람에 24시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나시라막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택시를 이용해 바투동굴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싱가포르 여행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1년 열두달 여름이라고 반팔만 준비해가면 낮은 코도 다칩니다.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이동하는 심야버스는 약 6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긴팔에 머플러까지 칭칭 동여맸지만 밤새 버스 에어컨에 시달리는 통에 내려서도 벌벌 떨어야만 했는데요. 아직 캄캄한 새벽 낯선 거리에 혼자 서 있으려니 막막하기도하고 겁도나서 우선 간판에 불이 밝혀진 가장 가까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그다지 출출하지 않았지만 치안 문제와 인터넷 와이파이도 좀 얻을까 하는 마음에 들어간터라 직원에게 무언가 따뜻한 것이 있느냐 물으니 추천해준 메뉴가 바로 이 말레이시아의 주먹밥인 나시라막과 특유의 무겁고 진한 연유 커피, Kopi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진짜 용감했네요.;;
커피는 아래 무겁게 깔린 연유를 잘 저어 마시면 되는데 저는 싱가포르에서 약 1년 반 정도 거주하며 무척 즐기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지만 처음 드시는 분들에게는 그 묵직한 맛이 다소 난감한 맛 처럼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 저도 처음에는 그랬으니까요.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나시라막은 코코넛이 들어간 흰 쌀밥에 멸치조림이 주 반찬인데요. 멸치와 함께 땅콩, 칠리소스, 오이도 반찬으로 곁들여져 나옵니다. 쌀밥을 뭉쳐 찐 계란과 멸치조림을 얹고 바나나 잎을 이용해 원추형 뿔처럼 꽁꽁 싼 것이지요. 사진속에 있는 나시라막은 보기보다 상당히 매콤해서 한 두입만 먹고도 정말이지 온몸에 후끈 열기가 돌았습니다. 이 직원이 메뉴 추천을 정말 잘 해줬습니다. ^^;
택시에서도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는데.. 택시를 탈 때 얼마냐고 묻고 출발했음에도 달리는 내내 다짜고짜 가격 흥정을 하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습니다. ㅠㅠ 백미러로 까만 얼굴에 하얀 눈알만 희번떡 뜨며 흥정을 하는 그 택시기사가 여자 사람 혼자에게는 정말 무서웠습니다…만 저는 고속도로에서 내리겠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원래 흥정했던 가격을 지불 했습니다… (정말 겁도 없었..)
싱가포르나 태국에선 안그랬는데.. 흑.. 말레이시아 택시는 가급적 말리고 싶어지네요.. ㅠㅠ
제가 바투동굴을 쿠알라룸푸르의 첫번째 여행지로 골랐던 것은 성스러운 사원이니까 새벽시간에도 안전하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힌두교 예배 의식이 간단히 목욕을 하고(…) 하의실종 패션으로 사원내를 거니는 남자들을 보고 있으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래서 동이 틀 때까지 구석에 짱박혀서 숨어있다가 나오기로 했습니다.;;
이 나라 저 나라 여행 다니다 보면 사원을 구경하는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사원의 형태나 모시는 신도 모두 다른 것이 그저 신기하고 인간의 상상력이라는 것도 참 경이롭다는 생각도 듭니다. 힌두교의 신들이 그저 신기해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사원 내부를 구경했습니다.
드디어 날이 밝아 옵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시간이 어찌나 안가던지.. ㅠㅠㅋㅋ
원숭이 얼굴을 한 힌두교의 신 하누만(Hanuman)은 힌두교의 중요한 신 중 하나로 힌두교의 대서사시 라마야나의 주인공 중 한 명인데요. 중국 서유기의 손오공 모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 주의사항
노출이 심한 민소매와 짧은 바지는 입장이 불가하니 입구에서 스카프를 대여해 치마처럼 두루고 입장하셔야 합니다. 사원내에 원숭이 떼가 많기 때문에 비닐봉지나 먹을 것이 있다면 가방 속에 넣거나 보이지 않게 주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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