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낭 가는 방법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차로 4 ~ 5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대중교통 이용 시 약 5 ~ 6시간 소요된다. 쿠알라룸푸르 TBS 터미널에서 출발해 Sungai Nibong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면 이후 버스나 택시 또는 배를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다. 버스 티켓은 웹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 예매 가능하며 가격은 RM 34 부터 시작하는데 중간에 경유하는 버스가 있기 때문에 예매 시 주의하자.
말레이시아 버스 예약사이트
https://www.busonlineticket.com/
✎ 심야버스로 떠나는 페낭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하고자 밤 버스를 예매했다. 싱가포르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넘어올 때 그랬듯 늦은 저녁 출발해 이른 새벽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말레이시아는 땅덩이가 커서 그런지 장거리 버스안에 화장실이 딸려있다. 화장실에 자주가는 편이 아니라서 이용해본 적은 없지만 한번 열어 보기나 할 걸 그랬다.
버스는 대체로 우리나라 우등버스와 수준이 비슷하다. 넓고 쾌적하며 춥다. 멀리 떠날 때면 여러모로 쓸모가 있는 얇은 스카프를 항상 들고 다니는데 이 날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정도로 덜덜 떨면서 갔다.
심야버스의 장점은 숙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인데 단점은 잠자리가 조금 서럽다는 것과 도착 예정시간이 내 맘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일종의 변수가 항상 생긴 다는 것이다. 창문에 고개를 쳐박고 얼마나 지났을 까 잠시 눈을 떴을 때 눈 앞으로 바퀴벌레 한 마리가 지나갔다. 아주 큰 놈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준수한 퀄리티라고 생각했던 버스 안이라 완전 예상 밖이었다.
그 놈은 몇 번을 창가로 왔다리 갔다리 다니며 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극혐하는 벌레임을 굳이 수차례 상기시켜주었다. 장작 6시간동안 창가에 기대지 못하는 창가석은 거의 고문에 가까웠다.
✎ 잠들고 나면 다 괜찮을 거야
잠들고 나면 다 괜찮을 거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겨우 잠들었을 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버스 안은 어수선했고 사람들은 분주했다. 눈 커플 두 개가 붙어 버렸는지 잘 떠지지도 않는 눈 커플 사이로 창문 밖 풍경이 보였다. 터미널인 것 같았다. 어떤 남자가 버스 옆구리를 세차게 내려치며 뭐라뭐라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러던지 말던지 내가 어떻게 잠들었는데… 다시 눈을 감았다.
버스는 멈춰있었다. 사람들이 하나 둘 짐을 챙겨 내리고 상황을 살피니 종점이라는 것 같았다. 터미널 이름이 낯설다. 페낭이냐 물으니 기사는 어이없다는 듯 하차를 재촉했다. 내려야 할 정거장은 이미 지났고 여기서 더 가면 태국이란다.
나참.. 이렇게 황당할 때가.. 분명 페낭발 버스를 탑승했다고 생각했는데 애초에 버스를 잘못탔던 모양이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으로 가는 버스는 한방에 페낭으로 가는 버스와(정확히는 내려서 조금 더 가야하지만) 페낭을 경유해서 지나가는 버스가 있는데 티켓팅은 잘해놓고 버스를 잘못탔던 것… 아까 내리라고 그렇게 소리를 질렀는데 왜 안내렸냐고 나무라는 기사의 고함을 뒤로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 도대체 여긴 어디야..?
함께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하나 둘 집으로 떠났다. 어두컴컴한 터미널에 덩그러니 남아 구글지도를 살피니 다행히 이 곳에서 페낭으로 가는 배가 있었다. 문제는 시간, 첫 배가 뜨기까지는 아직 2시간이나 남았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곳으로 가보니 다행히 매점이 있었다. 작은 컨테이너형 간이 매점이었다. 뭘 좀 살 수 있을까 싶어 말을 걸었더니 매점 종업원은 까무잡잡한 얼굴에 하얀이를 드러내 웃으며 모른다는 듯 손만 흔들었다. 체념하고 매점 앞에 앉아있으니 자꾸만 여러 남자들이 와서 말을 걸었다. 성가신 것 보단 무서웠다.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선착장과 연결된 커다란 터미널에 이 매점을 빼곤 어둠 뿐이었다.
✎ 반가운 한국어!
잠시 후 터미널로 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내리고 터미널에 반짝 활기가 생겼다. 어디선가 분주한 틈을 비집고 한국어가 들려왔다. 얼마만에 듣는 한국어인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마치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것처럼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한국인 커플이었는데 나처럼 버스를 잘못 탄 모양이었다. 서로를 향해 언성 높여 소리치는 그들 옆에 눈치 없이 서 있다 잠잠해졌을 무렵 말을 걸었다.
“저어.. 한국인이세요?”
탐탁지 않은 표정, 날선 말투로 여자는 그렇다고 했다. 다시 텅빈 터미널에서 여자는 다른 버스를 알아보겠다며 겁도 없이 여기 저기를 쏘다녔다. 매점 방향을 쳐다보니 아까 계속 말을 걸던 남자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내키지 않았지만 다시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죄송하지만 터미널 떠나실 때까지 옆에 있어도 괜찮을까요? 절대 방해하지 않을게요.”
남자는 못이기는 척 그러라 했고 나는 버스를 잘못 내려 첫 배를 기다리고 있노라 상황설명을 했다. 남자와 여자는 번갈아가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돌아왔다.
그들은 여행 중에 만났고 말레이시아 횡단을 하고 태국으로 가는 중이라고 했다. 남자가 없을 때 여자는 남자 흉을 봤고, 여자가 없을 때 남자는 돌아가면 여자가 없는 미래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도 말레이시아 여행 중 어디가 제일 좋았냐고 물으면 서로가 함께 있을 때 가장 좋았다고 두 사람은 대답했다. 그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헤어졌을까?
반가운 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짝이는 일출 빛을 받으며 페낭도 그 모습을 반짝인다. 드디어 페낭으로 간다!
| 페낭(Penang) or 피낭(Pinang) ?
말레이시아 제 2의 도시 페낭! 쿠알라룸푸르에서 약 5시간을 달리면 도착하는 페낭은 사람에 따라 페낭(Penang : 영어) 또는 피낭(Pinang : 말레이어)으로 명명된다. 동양의 진주라 불리며 동서양을 잇는 무역항으로 400여 년간 번영을 구가하며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의 식민지로 파란만장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식민시대를 거치며 서구문물과 아시아 문물이 유화되어 페낭만의 독특한 문화유산을 가지게 되었는데 여기에 말레이인과 중국인의 피가 섞인 “페라나칸” 문화가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도인 조지타운은 2차 세계대전 이전에 만들어진 다양한 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세계적인 여행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페낭 공식 홈페이지
https://mypenang.gov.my/home/?lg=en
페낭 관광지도
https://mypenang.gov.my/uploads/downloads/Penang-Tourist-Map-English.pdf
| 페낭의 유래
페낭에는 빙랑이라는 나무가 많은데 영국 사람들이 빙랑 열매(말레이어 : Pulau Pinang = 영어 : areca nut)를 먹고 있는 원주민들을 보고 무얼 먹고 있느냐 물었고 그 이름을 듣고 Penang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거북이가 뒤집어져 있는 모습을 한 페낭! 예로부터 중국인들에게 거북이는 부귀를 의미했고 그 형상을 하고 있는 페낭을 풍수적으로 좋은 곳이라고 믿고 있다.
| 조지타운 George Town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인 조지타운의 콜로니얼 건물은 페낭 여행의 핵심이다. 전통 가옥과 거리 예술을 감상할 수 있고 푸드코트와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거주인은 대부분 중국인이지만 곳곳에 스며든 영국 문화를 비롯해 관광지의 매력이 숨겨져 있다.
스리 쿤지 비하리 사원 Sri Kunj Bihari Temple : 페낭에서 가장 오래된 북인도 사원(힌두교 사원)
| 페낭 힐 Penang Hill
높이 830m, 조지타운 서쪽에 위치한 페낭 힐은 옛날 영국인들이 모여사는 거주지였다. 위치상 좋은 전망과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 때문에 영국인들만을 위한 생활 공간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페낭 섬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풍경이 매력적이다.
페낭힐에 있는 라이브 카페에서 즐기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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